[혼잣말]
어느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이 자꾸 죽는 문제가 있었다.

한 물리학자가 연구 끝에 닭의 폐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생각해냈는데,

그 대책은 마찰이 없는 닭장에 사는 완전한 구 모양의 닭에게만 적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.


마찰이 없는 닭장은 없다.

구 모양의 닭도 없다.

이상기체도 완전한 흑체도

결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찾을 수 없다.


현실의 문제를 풀기 위해 이상을 가정하지만

이상은 절대로 현실에 나타나지 않는다.


사람의 상상력이란 그 주체인 사람보다 훨씬 대단해서

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

아마도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 위에 나타낼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

상상할 수 있지만


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은 그 중 아주 일부분의 일부분

불편한 타협과 어중간한 만족 뿐이다.


그래서 재벌3세는 구준표가 아니고

대학생활은 논스톱이 아니다.

(근데 공대는 빅뱅이론이더라)


이제 사람들은 비슷하게 생긴 상상을 여러 명이 나눠가질 수 있게 되었고

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상상이 선택되어

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뿌려진다.


배급받은 이상에 현실을 대어보며 실망하고

그렇게 반복되는 실망에 지쳐

더는 이상을 꿈꾸려 하지 않는다.


그런 걸 철이 들었다고 하는 모양이다.


사람들이 똑같이 제멋대로 꾸는 꿈인데도

기술에 대한 상상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건만

인생에 대한 상상은 철없는 투정이 되고 만다.


이상적인 기계를 상상할 수 있다면

이상적인 인생도 상상할 수 있을텐데


왜 공부를 해야 학점을 잘 받는지

왜 지금 기숙사 앞을 나설 때 새 애인이 나타나지 않는지

왜 10분 행복하려고 1년 고생을 해야 하는지


사회는, 학문은 끝없이 의심하면서

세상은 왜 아무 저항없이 받아들이는데다

묻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볼까


철이 덜 든 게 아니고

pseudo solution을 받아들이기 싫을 뿐이야.
2009/03/04 18:39 2009/03/04 18:3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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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[2009/03/05 15:13]  [댓글주소]  [수정/삭제]  [댓글쓰기]

    오늘도 야식질에 주력합시다.

  2. 희철 [2009/03/09 01:27]  [댓글주소]  [수정/삭제]  [댓글쓰기]

    닭 생산라인은 한국의 기둥