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년 여름은 인턴때문에 서울에서 지냈다.
5시면 퇴근이었는데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문화생활이란 명목으로
회사에서 버스+도보로 20분정도 걸리는 양재동 kring에 종종 갔었다.
기획전시가 있거나 시간 잘 맞춰서 가면 영화도 틀어주고 있거나
아무튼 뭔가 많았는데 뭐였는지는 잊어버렸다. 그때그때 써놓았으면 좋았는데
지금 기억나는건 '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'라는 영화랑(뭔지 모르고 봤는데 아줌마들이 많이 보고 있더라고..)
화가 몇 명의 공동전시 속에 끼어있던 김성근화백의 '세상밖으로' 시리즈.
온통 파란 바탕에 흰 구름과 흰 나무, 밀짚모자가 참
시원하면서 아득해 보이는 게, 처음 보고 든 생각은 '이승같지 않다'였다. 제목도 그런 느낌에 한몫 했겠지만
조용한, 아무도 없는 모습이 마치 세상의 모든 쓸데없는 것들을 다 빼놓으면 저렇게 될 것도 같았다.
별로 들어있는 것도 없는 머리였지만 보고있다간 그나마도 다 씻겨나갈 것 같아서
긴장한 채로 뻣뻣하게 보게 되는 그림이었다.
홈페이지에 가면 전체 시리즈를 볼 수 있다.
비슷비슷하게 생긴 게 많아서 그때 본 그림이 어느거였는지 모르겠지만 링크에 걸려있는 저건 맞는 것 같다.



저거 그림인 거에요 아님 사진인거에요? (하늘 말하는 거)
당연히 그림이지! 화가라니깐